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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연구
최종 편집
Sep 22, 2023 3:20 AM
발행일
September 22, 2023
블로그를 stdy.blog로 이전했습니다. 새 블로그에 어떤 글들이 올라올지 궁금하시면 Upcoming Posts를 참고해주세요. 🙂
지인이자 멘토인 김정훈님이 링크드인에서 나를 멘션하셨다.
집중을 요하는 작업을 할 때 가사가 있는 음악을 들으면 집중이 매우 안되는 것을 아주 오래전부터 느꼈다. 근데 이게 그냥 개인의 특성인지 보편적인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좀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 배휘동님이 최근 구글 학술검색을 잘 활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검색해보았는데 내가 딱 원하는 조건의 연구(Background music: Effects on attention performance)가 있었다.실험방식이 단순하고 결과도 명확해서 가사가 있는 음악이 집중도를 떨어뜨리는데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음악을 아예 듣지 않지만, 흥미가 가서 해당 논문을 잠깐 읽어보니 눈에 띄는 것들이 있었다. 결국 우리가 풀길 원하는 의문인 '이 결과를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정도로 증거력이 높은가)' 를 관점으로 봤을 때 이런 것들이 보였다.
- 총 참여자는 100여명, 성비 반반 →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good
- 연구방법으로 증거력이 높은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사용 → good
- 참여자 모두 특정 대만 대학교에서 모집 → bad
- '생산성'은 Chu Attention Test라는 실험실 세팅에서 점수가 얼마나 높은지로 측정 → 실제 업무 환경이 아님 → so-so
- 음악 없는 상태에서 테스트해서 베이스라인 측정하고, 3주 후 (즉 테스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질 때쯤) 실험을 위해 재측정 → good
- 테스트 대상 음악은 총 4개 쌍으로 구성. 같은 타이틀에서 가사만 뺀 것으로 측정 → 음악 갯수가 너무 적어 보임. 그리고 원래 가사가 없는 음악(클래식 같은)과, 가사가 원래 있는데 가사를 뺀 음악의 차이도 있을지는 모르겠음. → so-so
- 논문에 정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헤드폰 같은 걸로 음악을 들었다기보다는 그냥 스피커로 틀어둔 느낌이 듬. 실제 업무환경에서는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이어폰/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기도 하므로 실제 업무 환경과는 좀 다른 느낌. → bad
이렇게 볼 때 확신수준이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work environment performance music meta-analysis”를 키워드로 넣어 학술검색해봤고 2가지 논문이 눈에 띄었다.
- 인용횟수 366회인 2011년 메타분석 논문. The impact of background music on adult listeners: A meta-analysis
- 인용횟수 75회인 2018년 메타분석 논문. Auditory Distraction During Reading: A Bayesian Meta-Analysis of a Continuing Controversy
위 사진은 2번째 논문에서 가져온 것인데, 다른 것보다 가사 유무가 ‘읽기’ 성과를 떨어뜨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이 눈에 띈다.
메타분석 논문 2개는 정훈님이 링크 건 논문보다 훨씬 길어서 자세히는 안읽어봤지만, 2개 결론을 종합해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 배경음악이 미치는 영향을 글로벌하게 보면 null effect다. 어떨 때는 좋고 어떨 때는 나쁘다. 컨텍스트별로 봐야 한다.
- '읽기' 활동에는 (청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가사가 있는 음악이 확실히 방해가 된다. 가사 없으면 영향이 거의 없다. 백그라운드 '노이즈'는 약하지만 안좋은 영향이 있다.
- 좀 더 나아가, 인지적으로 높은 수준을 요하는 작업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청자의 주의를 끄는 음악은 방해가 된다. 다만 자동화된 작업에서는 음악을 통한 각성 효과 등을 통해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