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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태그
단상육아
최종 편집
Jan 15, 2024 1:38 AM
발행일
January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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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잠든 틈을 타, 오랜만에 아내와 꽤 길게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아이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대화는 아내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아동 언어치료사’라는 직군이, 출산율 0.7도 위태로운 한국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정도로 심각한 출생아 감소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데, 거기에다가 AI로 인한 변혁과 지구 차원의 기후 위험도 있다. 전부 인류가 맞닥뜨린 적 없는 종류의 변화다. 우리는 그렇다치고 우리 아이가 사회를 살아갈 30년 뒤가 어찌 변할지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렇다면 어째야 할까. 한편으로는 현재의 흐름에 적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의 변화가 어떤 식으로 오든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었다.

현재의 흐름에 적응하기

둘째를 키우기 위해 일을 쉬고 있는 아내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시간 활용 및 커리어에 크게 세 가지 방향이 있다. 셋 모두 아동에 국한된 언어치료 공부를 할 게 아니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 노인 재활 쪽으로 전환. 첫 직장이었던 언어재활센터 재직 경험을 살린다.
  • 커리어와 전문성을 심리상담 쪽으로 확장/전환하기 위한 공부. 언어치료 하면서 상담을 잘한다는 평을 많이 받았고, 스스로 자신감도 있다. 알고 지내는 상담사 선생님께 자문을 구해본다. 나는 AC2에서 자주 등장하는 '동기면담' 키워드를 말해주었다.
  • 영어 공부. 외국에서 아동 언어 치료를 할 수 있는 역량을 쌓는다.

나는 여기서 두번째인 심리상담 쪽이 가장 유리하다고 느꼈다. 요즘 AI가 아무리 상담을 잘해준다 한들 사람의 말과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은 분명 있을 것이다 (특히 기술과 거리가 먼, 나이드신 분들이라면). 오히려 아내가 AI에게 상담을 배울 수 있으니 시작하기에 더 좋은 면도 있다. 또한 직업으로서 상담사가 되진 않더라도,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고 상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우리 가족의 멘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AI의 흐름에는 잘 올라타있는 상태다. 회사도 그쪽이고, GPT에 대해 아주 진지한 자세로 임하며 학습하고 있다. 기후변화 쪽에는 아직 별다른 걸 하고 있진 않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는 오래 전부터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신 아버지 덕에 태양광 쪽으로 조금 시선이 쏠려있는 정도. 업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자 얼마 전에는 모햇이라는 태양광 발전 기반 투자상품에 투자를 시작하기도 했다.

  • 혹-시 이거 보고 모햇 가입하실 분이 있다면 추천인 코드로 배휘동8713 를 넣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어쩌면 더 시급하게 느껴지는 게 한국의 인구 구조다. 그래서 외국 이민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개인의 선호로는 물론 계속 한국에 사는 게 편하다. 지금까지 쌓아온 네트워크도 거진 다 한국에 있고. 하지만 한국이 과연 두 세대 뒤에도 국가로서 존속할 수 있을지 자체가 의문인 현 상황에서, 한국 거주에 대한 나의 선호만으로 의사결정하는 게 과연 가족에게도 좋을까.

당연히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어찌됐든 앞으로 몇 년은 그래도 신생아 키우기 좋은 영등포에 거주해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둘째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부터는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몸을 가볍게 하고 준비해야겠다.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는 기초체력 키우기

어떤 미래가 오든 대응하는 기초체력을 키운다는 건, 곧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나와 아내뿐 아니라 내 자식들도 마찬가지다. 과학적으로 꾸준히 운동하고, 운동시키고, 더 나은 식습관을 가지자. 그런 의미에서 새해 들어 (고작 2주지만..) 운동 습관이 잘 정착된 건 고무적이다. 아내도 2월부터 요가를 다시 시작하고, 봄부터는 첫째의 태권도 학원이 예정되어 있다.

몸보다도 더 중요한 건 마음의 건강이다. 아내와 나는 요 몇 년간 마음이 더욱 튼튼해졌다. 우리 둘 다 심리상담과 마음읽기를 익히고 더 나은 대화법을 훈련하면 더 좋아지겠지. 아이들에 대해서도, 영어유치원이나 코딩 조기교육 같은 것보다는 인지적 사고, 과학적 학습법, 대화법 등을 함양하는 데 훨씬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 아이들이 굳건한 자존감과 유연한 태도를 동시에 키우도록 돕는 게 쉽진 않겠지만, 노력해야 한다.

이 모든 게 가능하려면 그 무엇보다 가장인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그래서 더 큰 도전과 성장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25년에는 AC2가 열리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었기에, 아내를 설득하여 AC2 레벨2도 신청했다. 매년 ‘올해가 가장 중요한 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지만 올해는 더더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결국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딱 지난 2주처럼만 살면 된다. 2024년이 시작되고 지난 2주간 하루하루 후회 없이 살았다. 이렇게 정신 차리고 딱 25번만 더 이터레이션 돌면, 2025년의 나는 또 엄청나게 달라져있을 거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