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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성과자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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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요약생산성조직운영
최종 편집
Jul 25, 2023 12:27 AM
발행일
July 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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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stdy.blog로 이전했습니다. 새 블로그에 어떤 글들이 올라올지 궁금하시면 Upcoming Posts를 참고해주세요. 🙂

인프콘 2023 발표를 준비하면서 좀 더 근거 있는 발언을 하기 위해 많은 책과 논문을 읽고 있다. 이번 발표도 그렇고, 작년에 썼던 글도 그렇고 초반부의 핵심 메시지는 ‘어떻게 탁월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는가?’이다. 이는 <What Makes a Great Software Engineer?>라는 2015년 논문의 내용을 빌려온 것인데, 최근 이 300페이지짜리 논문을 다시 꼼꼼히 읽으면서 Related Work 중 흥미로운 것 몇 개도 읽어봤다.

그 중 하나가 Robert E. Kelley의 1999년 논문인 <How to be a Star Engineer>다. 이 논문에서 Kelley는 최고 성과자(Star Performer)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며, 최고 성과자들의 9가지 작업전략을 교육함으로써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무척 흥미로운 주장이었고 실제로 이걸로 수많은 회사와 직원들을 교육해서 효과를 봤다고는 하나, 이 논문만으로는(사실 논문이 아니라 기고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디테일이 턱없이 부족해서 다른 출처들을 좀 더 찾아봤다.

  1. How to be a star engineer - 1999년 IEEE에 게제. 30회 인용. (PDF 버전)
  2. How to be a star at work: 9 breakthrough strategies you need to succeed - 1999년 출판된 책. 168회 인용. (Sribd 요약 버전, 더 간단한 요약)
  3. How Bell Labs creates star performers - 1993년 Harvard Business Review 게제. 427회 인용. (HBR 링크)

셋 다 읽어본 결과 (책은 요약된 버전만 읽었지만) 1, 2, 3의 내용이 조금씩 달랐다. 어쨌든 9가지 작업전략이 모두 Bell Labs에서의 연구에 기반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비록 30년이 지났지만 현재에도 유효한 점이 많다고 생각해 3가지 출처를 간추려 의역 및 요약하고, 중간중간 내 생각을 더했다. 읽는 분들은 30년 전 연구임을 감안한 채 봐주시면 좋겠다.

시작하기 전에, 재미로 <How to be a star engineer>의 부록에서 가져온 퀴즈를 풀어보시길. 나는 최고 성과자의 비밀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1. 최고 성과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다.
  2. 최고 성과자는 평균 성과자보다 더 똑똑하다(IQ가 높거나,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거나, 창의력이 더 뛰어나다).
  3. 최고 성과자는 다른 사람보다 추진력과 야망이 더 강하다.
  4. 최고 성과자는 다른 사람보다 리더십 기술이 더 뛰어나다.
  5. 책상이 지저분한 직원보다 깔끔한 직원이 최고 성과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6. 세밀한 시간 관리와 조직 체계가 높은 생산성의 핵심이다.
  7. 최고 성과자는 평균 성과자보다 더 오랜 시간 더 열심히 일한다.
  8. 최고 성과자는 평균 성과자보다 자신의 업무에 더 만족한다.
  9. 최고 성과자가 성공하는 이유는 주로 조직 정치를 잘하고 고위 경영진에게 매끄러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때문이다.
  10. 소수자와 여성은 '올드 보이' 네트워크에 속해 있는 사람들만큼 생산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드물다.
  11. 사람들은 오랜 기간 동안 두 배의 생산성 향상 속도를 유지할 수 없다.
  12. 상위 5%의 성과를 내는 5명의 팀원보다 평균 성과자 4명의 지원을 받는 1명의 최고 성과자가 있는 팀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정답

요약

최고 성과자(Star Performers)는 어떻게 그 성과를 내는가?

최고 성과자는 누구인가

저자는 1980년대에 연구를 시작했다. 최고 성과자의 공통적인 특징(Expert Model)을 뽑으려면 우선 그들이 누구인지를 가려내야 했다.

저자는 Bell Labs에서 최고의 성과평가를 받았으며 상응하는 보너스를 받은 사람들을 추렸다. 또한 관리자들에게 “당신이 새 회사를 시작할 때 지금의 동료 중 10명만 데려갈 수 있다면 누굴 뽑겠는가?”를 물었다. 그랬더니 최고 성과로 평가된 사람들과 관리자들이 뽑은 사람들의 목록이 거의 일치했다.

그러나 동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그 목록이 고작 50%만 일치했다. 실제로 Bell Labs의 성과 평가 방식이 가려내지 못한 고성과자들이 많았음이 드러났는데, 업무 스타일이나 겸손함 때문에 관리자에게 인정받지 못한 (그러나 동료들은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관리자와 동료들의 목록 양쪽에 들어가는 사람만 ‘최고 성과자’로 간주하기로 했다.

최고 성과자의 성과요인(performance factor)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 최고 성과자들이 보통의 성과자들과 무엇이 다른지 가려내기 위해 이사진, 중간관리자, 엔지니어, 그리고 다른 연구자들을 인터뷰하고 설문조사해서 45가지 성과 요인을 찾아내,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눴다.

  • 인지적 요인: 높은 IQ, 논리력, 추론력, 창의력 등.
  • 성격적 요인: 자신감, 야망, 용기, 스스로의 운명에 대한 통제감 등.
  • 사회적 요인: 대인관계 기술, 리더십 등.
  • 업무/조직적 요인: 상사와의 관계, 직무 만족도, 급여 및 기타 보상에 대한 태도 등.

이것들 중 최고 성과자들이 특히 다른 요인이 무엇인지 여러 방법으로 찾아내고자 했다. 그러나 수년간의 관찰 결과, 이 모든 요인에서 최고 성과자들과 일반 성과자들은 통계적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저자는 ‘최고 성과자들은 무언가 머릿속에 다른 게 있어서가 아니라, 단순히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즉 그들의 재능을 높은 생산성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성과를 낸다’고 결론지었다.

  • 내 생각: Bell Labs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그랬다는 것. 이 부분을 어떻게 연구했는지는 3가지 출처 모두에 정확히 나와있지 않다. 적어도 이것들 중 일부는 밑에 나오는 작업전략과 연관성이 깊어 보이기도 한다. 정말로 통계적 차이가 없을까? 이 요인들은 어떻게 측정했을까? ‘Bell Labs에 채용된 사람들’이라는 필터를 거쳤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아무튼 이 주장을 일반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고 성과자는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가

저자는 1990년에 Bell Labs와 다른 회사의 엔지니어 65명을 대상으로 2주간 생산성에 대해 매일 체크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 당신은 오늘 얼마나 생산적이었습니까?
  • 당신은 그 생산성을 어떻게 측정했습니까?
  • 오늘 당신을 생산적이거나, 비생산적이 되도록 만든 요인은 무엇입니까?
  • 당신의 생산성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습니까?

그리고 이들을 그룹으로 인터뷰하면서 크게 두 가지 - 인지적 기술과 작업전략이 높은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는 합의에 도달했다. 그런데 Bell Labs의 엔지니어들은 모두 IQ 검사에서 최고 수준을 받은 사람들이었으므로 인지적 기술보다는 작업전략에서 성과의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는 게 합당해 보였다.

그래서 최고 성과자들이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를 뽑아낸 결과 총 9개 작업전략이 나왔다. 저자는 최고 성과자들에게 그 전략을 중요한 순서대로 정렬해달라고 했고, 그걸로 전문가 모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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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ine Work Strategies - https://hbr.org/1993/07/how-bell-labs-creates-star-performers

그다음 일반 성과자들에게도 비슷한 조사를 했더니, 그들도 생산성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뽑는 전략 자체는 유사하게 도출해냈다. 그러나 크게 두가지가 달랐다. 우선은 순서. 일반 성과자들이 매기는 전략의 중요성은 최고 성과자의 거의 역순이었다. 더 큰 차이는 일반 성과자들이 각 전략을 어떻게 묘사하느냐에 있었다.

  • 예를 들어 Taking Initiative에 대해, 일반 성과자들은 관리자에게 버그 발생에 대한 메모를 남기는 것으로 충분한 주도성을 보여줬다고 여겼다. 그러나 최고 성과자들은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당연한 걸 넘어서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어느정도 위험을 감수하는 것까지 가야 주도성을 보여준 거라고 생각했다.
  • 이는 네트워킹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사실상 모든 전략에서 중간 성과자와 최고 성과자는 각 전략의 중요성과 묘사가 크게 달랐다.

9가지 작업 전략

그러면 저자가 제안하는 최고 성과자들의 9가지 작업 전략이 실제로 무엇인지 살펴보자. (이부분은 1999년도의 책 요약에서 가져온 것으로 위 전문가 모델 그림과는 디테일에서 약간 다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앞에 있을수록 더 중요한 전략이다.

1. 주도성을 보여줘라: 조직의 공백을 파고들기 (Initiative: Blazing Trails in the Organization’s White Spaces)

최고 성과자들은 주도성을 이렇게 정의한다.

  • Job Description에서 기술된 바를 넘어 더 큰 책임을 진다. 어느 JD에도 기술되지 않은 영역을 적극적으로 메운다.
  • 동료나 팀의 이익을 만들기 위해 추가로 노력한다.
  • 아이디어나 프로젝트에 끈질기게 매달려 결국 성공적으로 실현해낸다.
  • 새로운 책임을 받아들이면서 개인적인 위험을 기꺼이 감수한다.
HBR에 ‘Checklist for Taking Initiative’가 있어 첨부해둔다.

2. ‘아는 사람’들이 누군지 알라: 지식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Knowing Who Knows: Plugging Into the Knowledge Network)

내가 오늘 무언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당장 내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어떤 영역에서 무엇을 잘못 알고 있는지 알아야 확신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그러려면 적절한 지식 네트워크와 연결되어야 한다.

네트워킹의 핵심

  1. 지식 자체: 정보 중 무엇이 핵심이고 무엇이 아닌가 알아야 한다.
  2. 조직적 지원: 관리자들이 네트워킹의 필요를 인지하고, 모든 직원에게 네트워크를 만들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3. 기술적/물리적 환경: 업무 공간 내에 적절한 의사소통 체계가 갖춰져있어야 하며, 이 체계는 네트워크 구성원의 요구를 반영하여 변경될 수 있어야 한다.

8가지 네트워크 노드

  1. 네트워킹 멘탈 모델: 지식 네트워크는 지식을 화폐처럼 여기는 네트워크다. 누구를 지식 거래의 대상으로 삼을지 정하고, 비용과 이득에 기반하여 행동하라.
  2. 잡초와 씨앗: 훌륭한 지식 전달자를 판별하여 그들을 당신의 네트워크에 포함시켜라. 다른 최고 성과자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라. 최고 성과자들의 네트워크에 간접적으로 접속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 선제적 단방향 거래: 지금이든 나중이든 당신이 필요로 할지도 모르는 전문가의 목록을 만들어라.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기회가 생기면 얼른 나서라.
  4. 핵심 네트워크 예절: 때론 보증을 통해서만 신뢰할 만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그 네트워크 안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과 가치를 관찰하라.
  5. 먼저 숙제부터: 최고 성과자들은 질문하기 전에 셀프 스터디를 먼저 하고, 자신의 시도를 공유한다. 당신도 그렇게 하라. 그리고 당신의 문제를 그들의 전문 관심사와 연결시켜서 흥미를 끌어라.
  6. 아낌없는 인정: 네트워크에서 도움을 받은 게 있다면 감사를 표현하고, 공을 돌리고, 출처를 밝혀라. 인정을 통해 좋은 네트워크 기반이 유지된다.
  7. 낯섦의 이점: 신규입사자는 그들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기회를 부여받으니 이를 잘 이용하라. 다만 나쁜 평가는 좋은 평가보다 빠르게 퍼진다는 걸 명심. 얼마나 일을 잘하든 간에 네트워크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네트워크 접속의 기회를 잃을 것이다.
  8. 좋은 네트워크 시민 되기: 네트워크는 공생 관계를 통해 유지된다. 당신이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주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평판을 쌓도록 노력하라.

3. 직장생활 전반을 관리하라: 자기 관리 (Managing Your Whole Life at Work: Self-Management)

  • 능동적으로 핵심 경로 위에 있기: 최고 성과자들은 핵심 경로에 직접 연결된 작업을 최우선으로 둔다. 핵심 경로란, 당신의 작업과 고객 사이에 연결된 점들을 가장 직접적이고 필수적이며 가치를 더하도록 잇는 길을 뜻한다.
  • 자기 관리를 위한 자신만의 지식 이용하기: 당신의 개인적 특징과 경험을 자기 관리 기술과 융합하라.
  • 자기 관리와 업무 만족: 당신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라. 당신이 즐기고, 감사하고, 가치를 느끼는 일을 하라.
  • 생산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몰입: 생산적 집중을 방해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피하라.
  • 체계적 자기 관리를 통한 업무 완수: 최고 품질의 작업은 단순히 제시간에 끝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동료, 관리자, 고객의 존중을 이끌어낼 정도가 되어야 하며 이는 모두 당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신을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전체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시간을 관리하고, 진전을 확인하고, 정보를 기록 및 인출하고, 위험 요소를 파악하여 극복하고, 백업 계획을 짜고, 결과를 전달하는 체계를 만들어라.

4. 큰 그림을 파악하라: 관점을 구축하는 법 배우기 (Getting the Big Picture: Learning How to Build Perspective)

  • 동료의 관점: 최고 성과자들은 본인 작업을 향상시키기 위한 피드백을 받는 프로세스를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진정한 의미에서 오픈 마인드를 유지하기란 무척 어렵다. 동료와 상호 존중과 신뢰를 유지하여 건설적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도록 하라.
  • 고객의 관점: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고객의 제품 사용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모든 사업 성공의 핵심이다.
  • 경쟁자의 관점: 경쟁자는 사업 성공을 가로막는 주요한 장애물이다. 그들의 제품을 이해하고, 개발 로드맵을 입수하고, 조목조목 당신의 것과 무엇이 다른지 파악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하라.
  • 회사 및 관리자의 관점: 회사와 관리자의 목표가 직원의 작업 목표와 정렬될 때 성과가 나타난다. 관리자는 회사의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고 직원은 회사의 목표를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창조적 부조화의 관점: 때로는 당신의 안전한 작업 공간에서 벗어나 바깥 세상과 섞이도록 하라. 당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유용한 무언가가 튀어나올 수 있다.

5. 팔로워십을 구축하라: 리더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 자아를 잠시 내려놓기 (Followership: Checking Your Ego at the Door to Lead in Assists)

최고 성과자들은 리더, 또는 그들보다 권위가 높은 사람들과 일할 때 자아를 관리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한다.

  • 능동적이 된다 (Be proactive)
  • 사실을 추구한다 (Be a fact finder)
  • 조언을 구한다 (Be an advice seeker)
  • 시스템 플레이어가 된다 (Be a system player)
    • 무슨 뜻인지 몰라서 ChatGPT와 대화해보니, ‘(팀 플레이어보다 좀 더 크게 )조직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구축된 체계를 존중하여 효과적으로 협업하는 사람’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주로 농구나 축구처럼 팀 스포츠에서 쓰이는 용어다.
  • 조직의 언어로 설득한다 (Be persuasive - speak in the language of the organization)
  • 정말 필요하다면 용기를 내 목소리를 높인다 (Be courageous - go over heads when absolutely necessary)
  • 언제 조직의 행동을 따르고 언제 홀로 서야 할지 안다 (Be a collective follower or plan well to stand alone)

6. 명시적 리더가 아니어도 리더십을 발휘하라 (Small-L Leadership in a Big-L World)

성공을 이끌어내는 것은 대개 명시적 직책이 주는 권위보다는 전문성, 신뢰할 수 있는 평판, 영향력, 설득력의 조합이다. 명시적 리더가 아니어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미 명시적 리더라면 권위에 기대는 것을 피하라.

7. 팀워크가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라 (Teamwork: Getting Real About Teams)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협력이 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급격히 늘어났다. 팀워크는 목표 설정, 그룹 헌신, 작업 행동, 스케줄, 그룹 성취 등을 함께 책임지는 것과 관련된 복잡한 기술의 조합이다. 팀워크는 책임감, 부담감, 의무감을 개인에서 그룹으로 옮긴다. 동료들이 작업과 정보를 어떻게 공유하는지 이해하고, 팀워크가 조직 내에서 실제로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라.

8. 조직 내 정치역학과 사회역학을 이해하고 이용하라 (Organizational Savvy: Street Smarts in the Corporate Power Zone)

기술적인 역량만을 가진 사람들이 더 큰 조직의 맥락에서 적응하지 못해 최고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을 자주 본다. 일반 성과자들은 사내 정치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완전히 무시하곤 한다. 반면 최고 성과자들은 큰 조직에서 관심사의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음을 이해한다. 최고 성과자들은 언제 누구와의 갈등을 피해야 할지, 누구를 만나야 나의 아이디어가 잘 전달될지 등을 고려하여 행동한다.

9. 올바른 대상을 올바른 메시지로 설득하라 (Show-and-Tell: Persuading the Right Audience with the Right Message)

설득의 기본은 메시지 전달 대상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들에게 내 관점을 이해시킬뿐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으며, 더 빠르게 인정받는다. 설득 대상에게 메시지를 어떻게 인코딩해야 효과적일지 생각하라. 스토리, 시각화, 감정을 섞어 메시지를 강화하되, 이는 메시지를 보조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걸 명심하여 적당히 써라.

최고 성과자들의 작업 전략을 가르치면 실제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교육이 만들어진 과정

저자는 1989년에 Bell Labs에서 엔지니어 16명을 지원자로 받아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들 중 일부는 최고 성과자, 일부는 일반 성과자였다. 저자는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10주간(9개 전략별 1주 + 마무리 1주) 교육했고, 교육과정에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아 프로그램을 수정해나갔다.

10주 교육과정이 끝난 뒤 저자와 엔지니어들은 협력하여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만들어냈고, 몇 차례 이터레이션을 거쳐 6주 과정의 교육이 되었다. 이전에 교육에 참여했던 엔지니어들을 강사로 삼았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교육을 수정했다.

1989년 이후 5년간 Bell Labs의 엔지니어 5,000명 중 600명 이상이 교육을 이수했다. 이들 중 30% 이상은 이미 최고 성과를 내던 사람이었으며, 교육 이수자의 셀프 평가에 따르면 그들의 생산성은 교육 직후 10%, 6개월 후 20%, 1년 후 25% 상승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이 대개 교육 직후 효과가 가장 높다는 걸 감안하면 고무적 결과였으나, 이것이 실제로 엔지니어의 성과를 향상시켰다는 증거가 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Taking Initiative”를 통해 실제로 회사에 가치가 더해졌는가를 봐야 했다. 따라서 관리자들의 관점에서 실제로 교육 이수자의 생산성이 향상되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교육 효과 측정

저자는 교육을 이수한 엔지니어 300명과 이수하지 않은 300명을 대상으로, 교육 이수 전과 이수 8개월 후 각 직원들의 관리자가 평가한 생산성 지표의 향상 정도를 비교했다. 평가 결과 교육 이수자의 생산성 향상 정도가 비이수자보다 여러 측면에서 2배 이상 높았으며, 이는 Bell Labs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성과 평가의 결과와도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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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Managers Thought: The Real Test of Productivity - https://hbr.org/1993/07/how-bell-labs-creates-star-performers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가 특히 여성과 소수자에게 더 크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통적 조직에서 이들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효과적 피드백 루프에서 암묵적으로 제외되는 일이 잦았는데, 교육을 통해 전문성의 모델이 명시적으로 밝혀짐으로써 그 피드백 루프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여성과 소수자들은 시간이 지나도 생산성 향상 효과가 크지 않았던 반면(음수가 된 항목도 있음) 이수자 그룹에서는 생산성 향상 정도가 훨씬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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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male and Minority Participants Increased Their Productivity While Nonparticipants Lost Ground - https://hbr.org/1993/07/how-bell-labs-creates-star-performers

모두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Bell Labs에서는 거의 모든 엔지니어들이 생산성 향상에 굉장히 목말라있었다. 그들은 그들 개개인이 성공이 높은 성과와 강하게 묶여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며, 효과적으로 일하지 못할 때 업무가 얼마나 빠르게 쌓여버리는지 똑똑히 봤다.

그러나 누구나 이렇게 동기부여가 되어있는 건 아니다. 저자가 Bell Labs 외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직원의 1/3이 회사의 운명에 별 관심이 없었으며, 자신의 생산성과 좋은 아이디어가 충분히 보상받지 못할 거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자기 향상을 위한 동기가 부족한 직원들에게는 저자의 교육 프로그램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모든 일반 성과자들을 최고 성과자들로 변모시키는 건 명백히 불가능하다. 그러한 목표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비용 대비 효과가 아주 나쁠 것이다. 그러나 교육 프로그램의 이수자들은 스스로의 생산성뿐 아니라, 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동료들에게도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부분의 생산성 향상이 팀의 변화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결론

전문가 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은 여러 직군에서 아주 유용한 지적 자산이 된다. 그러나 Bell Labs에서 만든 이 교육이 모든 교육 프로그램의 청사진이 될 수는 없다. 직군에 따라 유효한 전략의 목록은 물론이고, 어떤 전략이 더 유효한지도 충분히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부서에서는 Show-and-TellInitiative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직군과 관계없이 최고 관리자들은 누군가가 생산성 향상을 원할 때 집중하여 도와야 한다. 새로운 지식경제에서는 지식 전문가가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 전략을 교육하는데 적극 투자하라.

연구의 한계에 대한 나의 생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이러한 작업전략을 내 삶에 적용하고자 할 때 주의할 만한 점을 몇가지 생각해봤다.

  1. 기저가 된 연구 대상이 너무 좁다. 80년대 말 ~ 90년대 초 Bell Labs의 엔지니어들로만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구대상이 좁으면 효과 예측을 일반화하기 어렵다.
  2. 반대로 어떤 면에서는 연구 대상이 너무 넓다. 연구 대상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만 속한 게 아니라 ‘전통적’인 엔지니어도 속해있기 때문이다. (이는 연구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연구를 내 삶에 적용할 때의 한계다) ACM에서는 컴퓨터과학이 자연과학과 명백히 다르며,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현상보다는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개체를 다루는 데 더 특화되어있으므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전통적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교육과 요구되는 역량은 다르다고 했다.
  3. 9가지 작업전략이 모두 소프트 스킬에 대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하드 스킬, 즉 코딩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역량인 것은 자명하다. 물론 소프트 스킬만 교육하더라도 성과 향상이 가능할 것이나, 기본이 되는 하드 스킬이 없다면 그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이 전략들이 어떤 직군에나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장점을 주기도 한다. (1993년 HBR 기고의 전문가 모델에는 Technical Competence와 Other Cognitive Abilities가 분명히 포함되어 있으나, Bell Labs의 엔지니어들이 모두 이미 충분한 하드 스킬을 가지고 있음을 가정한 것 같다.)
  4. 동기부여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저자의 말마따나, 스스로의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회사에, 나아가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교육 효과가 미미했다. 하지만 동기를 어떻게 고취시키는가에 대한 부분은 이 작업전략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어있지는 않다.
  5. 이론적 근거가 부족하다. 30년 된 연구라는 게 큰 이유일 수 있겠다. 그동안 진행된 개인의 학습 및 전문성에 대한 인지과학 연구가 무척 많으며, 팀 역동과 영향력에 대한 연구도 무척 많다. 반면 9가지 작업전략은 몇년간 현장에서 인터뷰하고 삽질해가며 만든 것이니 둘 사이에 갭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9가지 작업전략이 성과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알겠지만 ‘왜 도움을 주는가’는 빈약하다. 이 갭을 최신 이론 연구들로 스스로 메울 수 있다면 훨씬 더 큰 효과가 나타날 거라고 본다. 물론 위 출처 연구들을 인용한 최신 연구들을 읽어볼 수도 있겠다.
  6. 전략이 너무 많고, 길고, 복잡하다. 묘사가 구체적이기 때문에 가이드를 따르기 쉽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일상에서 기억하고 활용하기에 9개는 너무 많다. 심지어 각 항목의 제목만 봐서는 핵심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디테일하게 들어가보면 ‘해서 나쁠 것 없는’ 행동으로 가득차있는데, 현실적으로 우리는 언제나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 물론 저자가 9개 전략을 우선순위로 정렬해두긴 했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추상화/조직화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