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은이의 독감은 나았지만 나와 아내는 감기가 낫지 않거나, 다시 걸려서 몸 상태가 영 별로다. 예전에는 주중에는 열심히 일해도 주말에는 늦잠도 자고 쉬어주면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는데 육아하면서부터는 주말에 오히려 체력이 더 소진되니 쉽게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다. 체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할 체력과 의지가 소진되어있는 상태에 이르렀다.ㅠ
2. 그 와중에 오늘은 여은이 두돌이었다. 우리 몸은 힘들었지만, 여은이가 자신이 주인공인걸 아는 것마냥, 지난 2년동안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마구 뛰어다니며 잘 놀고 케잌을 맛있게 퍼먹는 모습을 보니 나도 무척 행복했다.
3. 결혼하고 육아하다 보니, 일상에서 반복적인 일들을 하는 게 별로 싫지 않게 됐다. 예를 들면 빨래를 개고 나서 정리할 때, 예전같으면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모두 완벽하게 분류한 다음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맞는 위치에 가져다 놓으려고 했다면 요즘은 그냥 눈에 띄는 만큼만 정리해서 여러 번 왔다갔다하며 가져다 놓는다. 조금 거창하게 말해보면, 글로벌 옵티멈을 고생해서 찾기보다는 로컬 옵티멈으로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는 게 오히려 최종적으로는 드는 시간과 (특히 정신적) 에너지가 더 적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할 수 있겠다.
4. 설거지나 빨래 널고 개면서 Talks at Google 을 몇 편 봤는데 내용이 정말 재밌고 인사이트가 가득했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에 대한 영상을 너덧개 보면서 사고의 지평이 조금씩 넓어지는 걸 느꼈다. 육아하다보니 본격적인 여가시간이 아주 부족해져서, 컴퓨터 앞에서 코딩을 하거나 글을 쓰기보다는 글을 읽거나 영상 시청을 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 양질의 인풋이 많은 건 정말 좋은데 정리해서 아웃풋을 만들어야 잘 흡수될텐데.. 균형이 잘 안 맞아서 아쉽다. 그나마 블로깅을 조금씩 해서 다행이지만, 인풋 정리할 시간도 부족하다. 내 안의 이야기를 풀어낼 시간을 더 확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