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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해보는 원티드 복권 이벤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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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제품운영
최종 편집
May 2, 2023 1:22 AM
발행일
April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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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stdy.blog로 이전했습니다. 새 블로그에 어떤 글들이 올라올지 궁금하시면 Upcoming Posts를 참고해주세요. 🙂

구인 구직 플랫폼인 원티드에서 5월 31일까지 매일 400만원짜리 복권 1장씩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http://wntd.co/076c5f8f

회사에서 마침 PM 인터뷰를 설계하고 있어서인지, 머리가 갑자기 이쪽으로 움직여서 가볍게 분석을 해봤다. 나는 PM도 아니고 그로스에도 마케팅에도 일가견이 없으니 그냥 재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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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수가 최대 20명이라고 명시되어있다. 그러니 이벤트 자체의 최대 비용은 8000만원 + 개발/기획/운영비 + 그걸로 인해 시행하지 못했을 다른 것에 대한 기회비용 정도다. 일단은 대략 최대 손실의 상한선이 정해져있다.

그러면 기대효과는 무엇일까.

  1. 일부 금융 앱들처럼 마케팅 수신동의해야만 복권 수령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단순히 마케팅 수신동의 유저 늘리려는 건 아닌 것 같다.
  2. 이 페이지만 오면 되고 원티드 메인 페이지에 들어갈 필요도 없다. 또한 매일 긁어야만 하는 게 아니고 복권이 쌓이는 구조다. 그러니 떠나갔던 유저를 액티브 유저로 돌아오게 하는 효과도 딱히 클 것 같지는 않다.
  3. 링크 공유하면 복권이 더 쌓인다. 하지만 토스처럼 신규가입자를 초대하면 더 큰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신규가입 유저 확보를 특별히 더 유도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다른 게 생각나지 않아서 일단 기대효과는 1차적으로는 신규가입일 것 같다. 400만원이면 일반적인 직장인에게 적은 돈이 아니니, 공유는 꽤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기대효과, 또는 퍼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어가보자.

  •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 대비 복권을 더 얻기 위해 ‘공유’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얼마 정도면 성공으로 볼까?
  •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신규가입하는 유저가 얼마나 될까? 아마 평균 고객 획득 비용보다는 훨씬 작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 만약 신규가입자에게 마케팅하는 것이 주목적이라면, 기존 원티드 가입자들이 선택 약관을 "모두 동의"해서 시작하는 비중이 꽤 높은 걸지도 모른다.
  • 이 유저들이 원티드의 진성 타겟 유저군일 확률은 얼마 정도로 보고 있을까?
    • 원티드는 취준생을 위한 플랫폼이기도 하니 가입에 특별한 허들(증명 가능한 직장을 다니고 있어야 한다거나)은 없다. 따라서 원티드가 하는 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일반인도 얼마든지 복권 수령이 가능하다. 이들에게는 브랜드 가치를 간접적으로 높이는 효과는 있겠지만 진성 타겟 유저는 아닐 것이다.
    • 한편, 앱테크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보통 복권 형태의 이벤트보다는 보상이 확실한 이벤트를 훨씬 좋아한다. 그래서 어뷰징이 적을 것도 같지만.. 요즘 돈이 안 풀려서 대형 마케팅 이벤트 자체가 적으니 또 바이럴 잘 되면 어뷰징이 많아질 수도 있다.
  • 이 유저들이 비용(최대 8000만원 + 개발/운영비 + 기회비용) 대비 효과(매출, 또는 원티드의 북극성 지표) 증대에 어떤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해서 이벤트 진행 의사결정이 된 걸까?
    • 원티드는 개인 사용이 무료고 리쿠르터와 회사들이 유료로 쓰는 걸로 안다. 이 이벤트는 리쿠르터와 기업고객 대상은 아니다. 그러니 일반적인 직장인의 풀을 넓히는 게 목적일 수도 있다. 이들은 매출에는 간접적 영향만 주겠지만, 원티드가 단순한 구인구직을 넘어서서 커뮤니티 형태로의 확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그런 유저풀이 확대되는 게 나쁘지 않을지도.
    • 이벤트를 기획한 PM이 (원티드에서, 또는 다른 곳에서) 과거에 비슷한 플로우와 목적의 이벤트를 진행해본 적이 있어서 효과를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그 근거자료와 의사결정 과정을 알 수 있다면 재밌을텐데.

만약 이 이벤트가 아주 효과적으로 작동해서 진성 신규가입자가 늘어나고, 그래서 북극성 지표가 확 늘어나면 무조건 행복할까? 어떤 부작용을 주의해야 할까?

  • 이런 유료 이벤트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조직 내에서 힘이 실리면서 비슷한 이벤트가 우후죽순 생겨날 수도 있다. 그들의 효과는 이전만큼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 지표에 대한 효과가 단기효과에 그치거나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역으로 작동할 수도 있을까? 단편적 그림 정도만 떠오르긴 한다. 어차피 반응하지 않을 진성이 아닌 유저가 너무 많아져서 그들에게 마케팅하는 (이메일 발송 등) 비용이 늘어난다거나.. 유저의 페르소나별 비율이 달라져서 기존에 해왔던 기획/분석이 달라진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