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내가 책을 되찾은 해라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이책은 한 권도 안 읽었지만, 리디북스 전자책을 듣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첫 계기를 선물해주신 회사 동료 김영후님에게는 두고두고 감사할 거다.

회고하면서 하반기에 리디북스와 킨들로 읽은 책들을 정리하다가 재미삼아 점수를 매겨보니, 이걸 매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통찰 점수💡: 읽으면서 얼마나 자주 아하! 가 있었는가
• 재미 점수 😃: 얼마나 술술 읽히고 밤새서라도 다음 내용을 읽고 싶은가
• 영향 점수 🏃: 2023년 말 현재 그 내용이 얼마나 기억나고, 결과적으로 내 인식과 행동에 얼마나 변화를 줬는가

원래 단순히 별점으로 했다가, 뭔가 부족해서 ‘통찰’과 ‘재미’로 했다가, 읽을 당시의 느낌과 지금 돌이켜봤을 때 이 책이 내게 얼마나 영향을 줬는가가 상당히 달라서 ‘영향’도 추가했다.

영향 점수는 책 내용에도 관련이 있지만 책을 읽던 당시 내가 어떤 행동을 했는가(관련 글을 썼나, 공유회를 했나, 책 내용을 현실에서 적용했나 등)와 더 관련이 깊다. 통찰과 영향의 갭이 결국 내가 얼마나 실천해서 달라졌는가를 나타내줄 것이다. 즉, 부끄러운 책의 기록도 많다. 내년에는 읽은 책 권수도 줄고 부끄러움도 줄기를 바란다.

올해의 수상작들

통찰상 💡

• 대니얼 카네만: <생각에 관한 생각>
• 나심 탈렙: <안티프래질>
• Cole Nussbaumer Knaflic: <Storytelling with Data>
• 대상 - 앤디 그로브: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재미상 😃

•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마리아 코니코바: <블러프>
• 대상 - 유진성, <광마회귀>

영향상 🏃

• 김재현, 이건: <찰리 멍거 바이블>
• 나심 탈렙: <안티프래질>
• Tiago Forte: <The PARA Method>
• 대상 - Cole Nussbaumer Knaflic: <Storytelling with Data>

개별 점수 - 리디북스

김재현, 이건: <찰리 멍거 바이블> (1월, 3회독)

• 통찰: 💡💡💡💡
• 재미: 😃😃😃
• 영향: 🏃🏃🏃🏃🏃

회사 동료 김영후님의 선물. 리디북스 듣기의 시초. 읽을 때의 통찰도 어마어마했지만 사실 주식투자를 이것 덕분에 더 잘 하게 되진 않았다. 인지편향에 크게 관심이 생겼고, 이후 내가 수십 권의 책을 읽으며 공부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된 거라 영향 점수가 아주 크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1-2월, 부분 2회독)

• 통찰: 💡💡💡💡
• 재미: 😃😃😃😃😃
• 영향: 🏃🏃

<찰리 멍거 바이블>을 읽고 나니 뭘 또 들어볼까 하다가 n년 전에 사두었던 것을 발견해 들었다. 여기에도 인간의 인지 편향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읽으면서 아주 흥미로웠고, AI가 대두되기 전에 지어진 책이 너무나 현 시대를 잘 예측해서 놀라웠다. 유발 하라리의 다른 책들도 살펴봤는데 나머지는 막 전쟁사 책이고 해서 포기했다. 현 시점에 돌아보면 정확히 기억나는 건 많지 않으나 내 사고가 확장되는 데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벤 호로위츠: <하드 씽> (3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긱뉴스에서 2023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위한 필수 도서 목록 보고 골랐다. 소설 보듯 상당히 재미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통찰은 거의 없었다. 영업팀 채용했던 스토리가 재밌었는데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게리 클라인: <통찰 - 평범에서 비범으로> (3월), <인튜이션> (6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통찰>은 김창준님의 번역서. <인튜이션>은 거의 <통찰>과 한 권처럼 느껴졌다. 둘 다 전문가의 직관에 대한 책인데, 읽을 때는 정말 좋았으나 지금은 머릿속에 남은 게 많지는 않다. 게리 클라인과 대니얼 카네만을 엮어서 글 쓰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결국 못 쓴 탓일 게다. 두고 봐라 내가 다시 돌아온다.

존 휘트모어: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 (4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와 미치겠네. 분명 4월에 페북에 이렇게 썼었고,

존 휘트모어의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을 듣고 있다. 종이책으로 산지는 아마 10년 가까이 된 것 같지만 책장에만 꽂혀있다가 그냥 리디북스로 사니까 듣게 되네. 이론 설명은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는데 예시를 들으니 스스로의 못남이 강하게 느껴지며 반성을 하게 되는, 묘한 기분이다. AC2에서 배웠던 코칭 기법도 여러 가지 연상되고. 너무 단언적으로 코칭의 장점만 얘기해서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앞으로 나의 1:1 대화나 코칭 스타일에 긍정적 변화가 생길듯하다.

‘이론은 평범하고 사례는 비범하다’고 따로 메모도 해놨었는데... 지금은 기억나는 게 전혀 없다. 당시 코칭 스타일에는 좀 영향을 줬던 것 같은데 지금은 부끄러울 따름이다.

조셉 그레니, 케리 피터슨, 론 맥밀런, 알 스위즐러: <결정적 순간의 대화> (5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읽었던 당시에는 아주 마음에 들었고 블로그 글도 썼지만 이 책 역시 영향이 길게 가지는 않았다. 회사에서 내가 회의 퍼실리테이션하는 방식이 조금 나아진 수준.

대니얼 카네만: <생각에 관한 생각> (5월, 2회독)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읽으면서 사람의 인지과정에 대한 이해가 많이 깊어졌다고 느꼈다. 이후 몇달간 카네만 빠돌이가 되어 사람들과 대화할 때마다 언급하기도 했다. 창준님이 카네만을 좀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한 터라 나도 점점 뽕이 빠지긴 했으나, 내가 현명해지는 데에는 분명히 도움을 많이 줬다.

리사 손: <메타인지 학습법> (7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메타인지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AC2 디스코드에서 창준님이 개론 보고 싶으면 리사 손 교수의 저서를 보라고 했는데 리디북스에는 이거밖에 없길래 읽어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나의 학습이 아닌 자녀의 교육을 위한 내용이 위주여서 짜게 식었다. 몰랐는데 ‘메타인지’를 키워드로 한 사교육이 유행이었나보다.

‘모든 게 메타인지다’ 라는 느낌으로 개념을 사용하고 깊이가 얕다는 느낌이 있어서 별로긴 했는데, 메타인지는 어차피 아주 넓은 개념이고 이건 개론이라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기억나는 내용이 거의 없는데, 당시 여은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는 약간 영향을 줬던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문구는 계속 써먹고 있다. ‘이거 읽고 시험친다’고 하고 공부하는 것보다, ‘공부한 걸로 다른 사람 다시 가르쳐줘야 한다’고 하고 공부하는 게 (실제로 남을 가르치지 않았어도) 시험 성적이 더 좋다. 남을 가르치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머릿속에서 추상화, 구조화가 되어 더 학습이 잘 된다는 것. 모든 종류의 교육에서 써먹을 만한 기법이다.

대니얼 코일: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7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글은 재밌어서 술술 읽히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증거력이 약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내 기준이 높아진건가. 중간에 연구 얘기도 나왔지만, 케이스 리포트만 계속 있는 느낌. 이것도 취약성 때문, 저것도 취약성 때문 이런 식으로 개념을 너무 확장해서 쓰는 느낌도 들었다. <탤런트 코드>가 이것도 미엘린, 저것도 미엘린 이런 식으로 쓰는 것과 유사.

맨 뒤의 ‘실천법’들은 괜찮아 보였지만 결국 실행하지 않았다. ㅠ 그래도 이거 하나는 건져 인프콘 발표에도 썼다.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으로 소속감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 신뢰해야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취약성을 드러내야 신뢰가 된다.’

대니얼 코일: <탤런트 코드> (7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대니얼 코일 책 하나 더. 예전에 읽었던 거 다시 읽었다. 심층 연습(의도적 수련), 점화(동기부여), 마스터 코치 3가지가 있을 때 전문성이 스위트스팟에서 빠르게 계발된다는 책. 이 메시지는 좋지만, 위에도 썼듯 ‘미엘린’을 너무 강조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3가지 이유에서였다.

• 나는 이 책 밖에서는 미엘린이라는 용어를 못들어봐서
• 2009년 작인 이 책에서도 미엘린이 연구되기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해서
• 그럼에도 이 책이 미엘린을 무안단물처럼 이게 전부다, 라는 느낌으로 강조하고 있어서

그래서 ChatGPT와 함께 짧게 찾아봤는데 답이 괜찮았다. 답변을 요약하면

• 최근 연구를 감안하면 코일의 주장이 기본적으로는 옳다. 그러나 아직 3가지(심층적 수련, 점화효과, 마스터 코칭)이 미엘린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 또한 모든 학습이 미엘린화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성인의 학습에는 시냅스 가소성이 새 미엘린의 형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 그리고 interleaved practice (mixing different types of practice within a single session) 와 spaced practice (spreading practice over time) 가 학습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침이 밝혀졌다.

그래도 의도적 수련에 대한 부분을 취사선택하면 적당히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마지막에 실천을 위한 52가지 팁이 있었는데, 너무 많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고 봤다. 물론 이것도 실제로 실천은 안했다…

어쨌든 이 책은 책 내용을 비판적으로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탐색하게 해주는 계기를 줬다는 점에서 내게 영향이 있었다. 이후 더 제대로 된 학습법 책을 읽어야겠다는 동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홍진채: <주식하는 마음> (8월, 2회독)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이전 회사 동료이자 AC2 도반이기도 한 김상희님의 추천도서였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아주 재밌었고, 연초에 읽었던 <찰리 멍거 바이블>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여러 종류의 이론 공부를 하고 그걸 자신만의 이론으로 잘 확립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주식보다는 삶에 대해 이것저것 통찰을 얻었다. 카네만과 클라인 얘기도 나와서 반가웠다. 개념 추상화를 잘 하던데 일부는 차용해서 인프콘에서 써먹기도 했다. ‘가설은 반증 가능해야 한다’, ‘정보는 팩트와 해석과 예측으로 나뉜다’, ‘정보에는 유효기간이 있다’, ‘의사결정을 기록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는다’ 등.

복잡계에서 실력이란 곧 의사결정의 질이다. 운이 실력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시스템에서 할 수 있는 일. 아래 3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 확률분포 따지기
• 반복 시행하기
• 판돈을 유연하게 바꾸기 (이래야 오래 살아남으며 반복시행할 수 있음)

당시에는 이렇게 메모도 남기고 통찰도 있었는데.. 심지어 2회독했는데 어째 현 시점에는 메모 다시 보기 전까지 기억나는 게 별로 없었다. 즉 행동 변화로까지 이어지진 않았고 장기 임팩트가 적었다는 것. 이것도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과 더불어 ‘누적되지 않고, 온전히 내 것이 되지 않는 학습’의 좋은 예시일 것 같다. 이때 주식투자를 했으면 좀 달랐을라나.

나심 탈렙: <안티프래질> (8월, 2회독)

• 통찰: 💡💡💡💡💡
• 재미: 😃😃
• 영향: 🏃🏃🏃🏃🏃

그리스 신화를 비롯해 생소한 용어와 저자 자신만의 개념이 많이 나와서 읽는 게 쉽진 않았으나 굉장히 도발적이고 가치있는 책이었다. 애자일 철학을 강하게 나타내는 책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이때부터 내게 바벨 전략이 체화되어 ‘하방’과 ‘상방’이라는 용어를 내뱉기 시작했다.

제한된 하방 대비 무한한 상방을 얻는 좋은 예가 ‘함께 해서 신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는데, 어찌보면 이 전략에 따라 안상완님과 EoQ를 시작한 셈이니 영향 점수 만점을 줘도 무방하리라.

크리스 보스 외: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8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번역은 아주 아주 별로였다. 단어선택이 어색한 게 너무 많아서 이건 그냥 원서가 낫겠다 싶을 정도. 대화가 많고 대화의 단어 하나하나도 중요할텐데 번역이 이러다보니 대화 뉘앙스가 잘 전달됐을까 의심도 된다. 그래서 재미 점수가 좀 까졌다.

내용은 분명 좋았다. 저자가 FBI의 협상가 출신이라, 평소에 신경쓰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배웠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 <결정적 순간의 대면>도 함께 써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영향 점수가 낮은 건, 역시나 이후 별로 써먹지 못해서였다. ㅠㅠ

헨리 뢰디거 외: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9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무난했다. 기대한 바가 컸기 때문에 오히려 실망하기도 했다. Cognivite Load Theory를 비롯해 내가 이미 아는 내용이 너무 많았던 탓일지도. 이 즈음부터 책읽으면서 시각화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류츠신: <삼체> (9월)

• 재미: 😃😃😃😃

친구가 추천해줘서 읽은 SF 소설. 초반부는 지루하다가 설정이 점점 흥미로워졌는데, 1권 다 읽고 나니 너무 흥미로워져서 나무위키로 줄거리를 봐버렸다. 이후 더 안 읽는 사이 대여기간이 끝나버렸다.

애니 듀크: <큇> (9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AC2 멘티였던 박서진님의 추천. 포커 얘기가 많이 나와서 재밌었고, 어렵지만 가치있는 일을 지속하는 끈기는 중요하나, 어렵지만 가치는 없는 일을 그만두는 ‘끊기’도 끈기만큼 큰 가치를 준다는 메시지가 좋았다. 블로그 글을 쓰려다가 시각화만 하고 더 진행은 못했다. 돌이켜보니 이것도 많은 메모를 한 것 대비 남은 건 많지는 않다.

마리아 코니코바: <블러프> (9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이 책도 박서진님 추천. <큇>이 1/3 정도 포커 얘기라면 이건 100% 포커 얘기였다. 재미 원툴인 책인데 그 재미의 정도가 아주 뛰어나서 순식간에 읽었다. 물론 기억에 남은 문장 같은 건 전혀 없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10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인프콘에서 만났던 송범근님의 추천. 전체적으로 재밌는 책이었고 특히 육아에 대한 메시지가 뇌리에 깊이 박혀, 우리가 좋은 육아를 하는 데 공을 세운 책이다. 👶성장클리닉 방문기 + 양육자로서 부모의 역할 글에 메인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에릭 슈미트: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한 코치> (10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이것 또한 송범근님 추천. 근데 내용은 별로였다. 너무 빌 캠벨 찬양만 하고, 긍정적인 면만 부각시킨다고 느꼈다. 기억나는 것도 별로 없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모두 거짓말을 한다> (11월)

• 통찰: 💡💡💡
• 재미: 😃😃😃
• 영향: 🏃🏃

<모두 거짓말을 한다>가 좋았기 때문에 이것도 읽어봤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아주 큰 감흥은 없었다. 내가 크게 관심 없는 성소수자, 섹스 얘기가 너무 많이 나온 탓도 있다. 구글 검색량으로 미국의 각종 차별 수준이 심각함을 알게 되어 흥미롭긴 했다.

앤디 그로브: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12월, 3회독)

• 통찰: 💡💡💡💡💡
• 재미: 😃😃😃
• 영향: 🏃🏃🏃🏃

올해의 마지막 책에서 대박이 났다. 가장 최근에 읽은 터라 후광 효과가 있을 순 있으나, 그걸 감안해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내가 훌륭하다고 여기는 글에 몇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1. 내가 잘 몰랐던 분야의 지식을 풍부한 과학적 근거와 함께 효과적인 모델, 프레임워크와 함께 전달
2. 인간으로서 가지는 여러가지 심리적 편견에 대해 잘 정리
3. 내가 가진 기존의 지식 그물과 연결되는 새로운 통찰
4. 저자의 진솔한 경험을 전달
5. 내가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그러나 좋은 해답 없이 ‘이건 어려운 문제다’ 라고만 여겼던 복잡한 실무적 문제에 대해 명쾌하고 합리적인 모델 제공

이 책이 5번 카테고리에서 지난 몇 년간 읽은 책 중 최고봉이다. 초판이 1983년에 나왔는데 어찌 이렇게 인사이트가 많을까. 모든 중간관리자의 필독서일듯하다. 온전히 내 걸로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자 한다. 블로그 글 2-3개쯤이 예약되어 있다.

개별 점수 - Kindle

John Sweller: <Cognitive Load Theory>

• 통찰: 💡💡💡💡
• 재미: 😃😃😃
• 영향: 🏃🏃🏃🏃

굉장히 찔끔찔끔 천천히 읽고 있지만 단락마다 배우는 게 많고, 학습과 교육 설계에 잘 써먹고 있다.

Colin Ware: <Information Visualization: Perception for Design>

• 통찰: 💡💡💡
• 재미: 😃
• 영향: 🏃

SmartViz 패치 때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한 단락 읽고 말았다. 너무 교과서다. 좋은 시각화의 근거자료가 될 법해서 나중에 레퍼런스 삼으려고 한다.

Tiago Forte: <The PARA Method>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이것도 SmartViz 패치 때 읽었다. 나의 정보 관리 체계를 완전히 바꿔버렸으니 최대 영향력 점수 줄 만 하다. 공유회도 흥했고, 글로도 쓸 예정.

Cole Nussbaumer Knaflic: <Storytelling with Data: A Data Visualization Guide for Business Professionals>

• 통찰: 💡💡💡💡💡
• 재미: 😃😃😃
• 영향: 🏃🏃🏃🏃🏃

이것도 SmartViz 패치를 계기로 읽었다. 아주 훌륭한 책. EoQ에서 교육할 때 예시로도 많이 써먹었고, 내가 앞으로 발표자료 만들 때 이 책 덕에 전보다 훨씬 더 좋은 자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태블릿 연습 초창기에 시각화한 챕터 1.

번외

하반기에는 웹소설도 많이 읽었는데, 혀를 내두르면서 밤새 읽었던 건 유진성 작가의 <광마회귀>.

예전부터 좋아했던 무협 작가였지만 이 책은 정말 미쳤다. 앞으로 이런 무협지를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 무협지 많이 읽은 분들이 더 즐기며 읽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인생의 통찰도 담겼지만 재미가 워낙 압도적이라 여기에도 점수를 매긴다면 😃😃😃😃😃😃😃😃😃😃 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