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뉴스레터와 블로그에 글을 참 많이 썼다. 중간에 회사 일에 너무 바빠서 오래 쉬기도 했지만 그걸 보충하듯 11월부터 다시 많이도 썼다. 사실 올해는 1분기 OKR 회고도 썼고 XL8 이직 1개월 회고와 9개월 회고도 썼고 회사 내에서도 하반기 셀프 퍼포먼스 리뷰도 했던 터라 1년 회고는 생략할까도 싶었으나, 작년 회고를 보니 템플릿이 괜찮아서 쓸 마음이 들었다. 이런 질문들은 내가 평소에 글 쓰는 패턴과 확연히 달라서 다양성을 잘 부여해주니 좋다.
1. 관심사를 다시 떠올려보며 내가 어떤 걸 좋아했는지
새로 시작했는데 재밌었던 것/꾸준히 재미있게 하는 것과 그 이유
- 작년에는 블로그 글쓰기였고, 올해는 블로그와 뉴스레터 글쓰기다. 주제를 가지고 흐름을 이어나가는 연습이 잘 되었고, 조금이나마 더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했다. 단순히 재미있었던것만은 아니고 뉴스레터 발행일자 맞추느라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지금은 내려놓고 블로그 내용으로 뉴스레터를 구성해서 자유연재하니 편해졌다.
- 상반기에는 야외 달리기를 꽤 했었고 재미도 있었는데 날씨, 부상 등 여러가지 핑계로 더 지속이 안 된게 아쉽다. 그래도 꾸준히 실천하여 완전히 루틴으로 자리잡은 간헐적 단식(12시~20시에만 칼로리 있는 음식 먹기) 덕분에 체중은 71kg 미만으로 잘 유지되었다.
좋아하는 줄 알고 시작했는데 해보니까 별로 재미가 없었던 것과 그 이유
- 작년에는 ‘굳이 뽑아보자면 알고리즘 문제풀이 연습’이라고 했었다. 올해는 살짝 애매하지만 두 개 뽑아볼 수 있겠다.
- 첫번째는 피아노 치기. 사실 시작했던 것도 아니고 시작할까 말까 했던 거긴 하다. 새로운 취미를 가져볼까 하는 마음으로 당근마켓에서 피아노 교습도 알아보고 유튜브도 보고 했는데, 결국 시간 부족 핑계로 접었다.
- 두번째는 자본투자. 작년 말부터 3개월 정도 자산 운용 전문가를 찾으면서 나도 꽤 많은 지식을 습득했지만 그 이후에는 흥미를 많이 잃었다. 팔지도 않을 거면서 주식 가격은 매일 확인하고, 매일 토스증권이나 리멤버 나우에서 컨텐츠를 읽고는 있지만 거시적 흐름을 따라가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 물론 시장이 급랭된 탓도 크겠으나, 회사 일이 아주 바쁘기도 했고 역시 내 전문 역량을 키우는 게 ROI가 더 나오겠다는 판단에서였다.
2. 기억에 남는 컨텐츠
영상
- 새로 구독한 여러 유튜브 채널 중에서는, 여러 회고에서 언급했던 Huberman 박사의 신경과학 채널이 베스트였다. 아침에 햇빛 또는 라이트북 쬐기, 간헐적 단식 등 이 채널에서 영향을 받아 실천하고 있는 습관이 상당히 많아졌다. 이에 대한 내용은 뉴스레터(5. 당신은 어떻게 집중하시나요?)로 쓰기도 했다.
- 꾸준히 올라와서 개발 썰 풀어주는 개발바닥도 재밌었다. 사람 초청해서 인터뷰하는 것들도 좋았지만,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은 영상은 리액트에서 데이터로 클래스 사용하기다. 정보 응집성과 테스트 용이성을 위해 OOP를 섞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실험해봤는데 만족스러운 패턴으로 복잡한 기능이 잘 만들어져, 앞으로도 잘 써먹으려 한다.
- 개별 영상으로는 MediaCAT의 PO 역할을 시작한 초창기에 봤던 토스 이승건 대표님의 PO Session이 무척 인상깊었다. 아마 내년에도 한번 쭉 보게 될듯. FEConf Korea 2022의 내용도 정말 유익한 게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Flex의 디자인 시스템을 소개한 디자인 시스템, 형태를 넘어서라는 발표가 아주 좋았다. 지속가능한 디자인 시스템을 치열하게 고민했다. 앞으로 디자인 시스템 고민하시는 분들은 이것부터 보라고 추천할 예정.
- 개발 쪽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드라마는 애초에 안 보고 영화도 거의 본 게 없다. 여전히 OTT 계정은 하나도 없다. 물론 유튜브에서는 이것저것 본 게 무척 많다(하스스톤 영상들, 졸탄, 킥서비스, 스낵타운, 메타코미디클럽, 놀라운토요일, 침착맨 등).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이홍기 & 헤이즈가 아는형님에서 부른 ‘비도 오고 그래서’ 였다. 이홍기 목소리에 놀라, 갑자기 꽃혀서 몇십번 다시 들은 다음 이홍기 채널도 구독하고 온갖 영상 찾아봤었다. 지금도 생각난 김에 다시 듣고 있다.
책과 글
- 찔끔찔끔 읽던 A Philosophy of Software Design을 드디어 완독했다. 인상적인 내용들은 실무에 이미 일부 적용하고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내 걸로 만들기 위해 Figjam 같은 걸로 개념 맵을 만들어서 공유회를 열어볼 계획이다.
- 회사 CTO님이 선물해주신 실리콘밸리의 팀장들도 좋았다. 실리콘밸리에서 책의 원제이기도 한 ‘Radical Candor(지독한 솔직함)’을 어떻게 실무와 매니징에 이용하는지에 대한 적나라한 예시가 많았다. 나도 팀 리드로서 고민하던 내용 중 일부를 책에서 풀어볼 수 있었다.
- 책 말고 웹 아티클은 너무 많이 읽어서 오히려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전문번역에 꽤 오래 걸렸던 Superhuman이 PMF를 찾는 엔진을 구축한 방법이라는 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올해 초에 시작된 한국어 뉴스레터인 Korean FE Article에서도 좋은 글이 무척 많았다. 1년 회고 글에도 감사 댓글 남기고 왔다.
기타
- 회사에서 매주 거북이처럼 스터디하고 있는 CSS for JS Developer 강의 정말 멋지다. “CSS can be fun. I promise.” 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진짜다. CSS의 동작 원리를 이정도로 깊게, 그러나 수강자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쉽게 파고든 강의가 더 있으려나 싶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누구라도 들으면 좋을 내용이다.
- 우연히 페북에서 홍석현님의 ’지난 3년간 배웠던 것 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에 대한 글을 읽었다. 처음에 누워서 폰으로 보다가 너무 통찰이 엄청나서 중간에 일어나 정좌하고 읽었다. 왜 그 수많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가치를 두는지 조금 더 이해했다. 팔로우하고, 이분의 행보를 잘 구경해보려 한다.
3. 매일의 일상에서 나를 행복하게 만든 것
작년에도 여은이였고 올해도 여은이다. 올해는 재택근무를 훨씬 많이 해서 여은이와 함께 놀 시간도 훨씬 길었다. 여은이가 꺄르르 웃는 모습을 보고, 함께 말장난하고 퀴즈 내며 행복했던 순간이 참 많다. 며칠 전에 감정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도 기억에 남는다.
- 나: 여은이는 언제 행복해?
- 여은: 여은이는 일어날 때 행복해. 아빠는 언제 행복해?
- 나: 여은이가 밥 잘 먹고 양치 잘 할 때 행복해. 여은이는 언제 슬퍼?
- 여은: 넘어질 때 슬퍼. 아빠는 언제 슬퍼?
- 나: 몸이 아플 때 슬퍼.
- 여은: 왜 아픈데? 어쩌다가 넘어졌어?
- 나: 아빠는 아픈데가 많아. 어깨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발꿈치도 아프고.
- 여은: 괜찮아. 여은이가 밴드붙여줄게.
4. 소비 돌이켜보기 - 주로 어디에 지출하고 언제 소비를 많이 하는지
재택근무 환경: 작년 말부터 이것저것 꾸준히 사서 올해 초에 완성됐다(삶의 질을 높여주는 지름).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 의자, 모션데스크, 엘가토 스트림 덱, 라이트북. 뽀모도로 타이머 보드는 결국 안 쓰고 있다.
애플워치: 달리기 시작하면서 샀다. 고등학교 이후로 시계를 안 차서 적응 안 될줄 알았는데 잘 써먹고 있어서 만족한다.
건강기능식품: 간헐적 단식을 시작한 이후로 칼로리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아침에 안 먹게 됐더니 루틴이 안 생겨서 건기식도 빼먹는 일이 잦아졌다. 그래도 눈 건강을 위해 루테인은 매일 먹고, 아르기닌과 비타민 C는 가끔 먹는다.
부부요가: 재택근무 환경을 활용하여, 월 5-6회 정도 꾸준히 요가선생님을 집으로 모셨다.
헬스장: 겨울에 밖에서 못 달리니 3개월 끊었는데 발꿈치 부상 이후로 자주 못 가고 있다.
가사청소 도우미: 청소연구소 통해서 6개월 정도 월 1회 초청해서 해봤는데(회당 57200원) 뭔가 마음이 불편해서 결국 우리끼리 청소하는 걸로 다시 돌아왔다.
여행: 여은이와 함께 크고작은 여행을 꽤 많이 다녔다. 월요일에 휴가 내고 1박 2일이나 2박 3일로 갔다온 곳도 제법 있다. 올해 다 합치면 20번은 갔을듯. 숙박비의 상당 부분은 KCD에서 3년 채우고 받은 야놀자 바우처로 해결했다.
가구: 큰 소파를 들여놓으니 집은 좁아졌지만 여은이가 뛰놀면서 체력이 많이 늘어난 느낌이라 진작 살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바트 키즈에서 산 여은이 침대도 오래 쓸 것 같아 만족한다.
5. 내 삶에 꾸준히 쌓인 것 정리 - 구독하고 있는 서비스, 컨텐츠, 매일 찍는 사진이나 영상
새로운 뉴스레터 구독이 많았지만 Korean FE Article, 그리고 미라클레터를 가장 꾸준히 읽고 있다. 유료 구독 서비스는 작년 대비 이렇게 바뀌었다.
- Youtube Premium, 1password, iCloud: 꾸준히 잘 쓰고 있다.
- 🆕 Super.so: 블로그에 검색엔진 인덱싱도 추가하고, 글로벌 커스텀 코드로 Disqus 코멘트를 붙이기 위해 구독 시작.
- 🆕 Huberman Lab Premium: 올 한해 들으며 얻은 가치있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감사의 의미로 구독.
Workflowy:진짜 오래 써온 메모 앱인데 회사에서도, 블로그 글로도 Notion을 주로 쓰게 되니 구독종료했다.Notion:개인용으로는 이미지를 거의 안 올리고 글만 쓰니 구독할 필요가 없었다. 커스텀 도메인은 super.so를 쓰니 필요없고.Bearable: 라이프 로그 기록용으로 사봤는데 역시 나랑은 안 맞았다. 괜히 1년 결제했다.
블로그에는 이 회고 글을 포함하여 올해 27개 썼다. 12월에는 SNS에 올렸던 짧은 글도 옮겨놔서 갯수가 더 많다. 뉴스레터는 총 13개 발행했고, 최근 4개 레터는 블로그 글을 재발행한 것이다. 4월부터 줄어드는 글 수와 6월부터 10월까지의 공백이 확실히 눈에 띈다. MediaCAT 개발에 온 힘을 쏟았던 시기였다.
- 1월 6개
- 2월 4개 + 뉴스레터 2개
- 3월 5개 + 뉴스레터 3개
- 4월 1개 + 뉴스레터 2개
- 5월 뉴스레터 2개
- 11월 4개 + (겹치는) 뉴스레터 2개
- 12월 7개 + (겹치는) 뉴스레터 2개
여은이 사진과 영상은 점점 더 적게 찍긴 하지만 꾸준히 찍었다. 상반기까지는 글로 정리도 하고 페북에 ‘나만 보기’로 올려두기도 했었는데, 키즈카페에 자주 가면서부터는 따로 기록은 안하게 됐다.
6. 올해 고생한 나에게 어떤 쉼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은가?
이번주에 정말 충분히 쉬고 있어서 좋다. 회사에서 일 안해도 되는 주간(Slow Week)으로 공식 지정해준 덕에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목금토에 2박 3일로 엄마가 여은이를 돌봐주시고 있어서 지원씨와 단둘이 데이트도 하고 영화도 보고 미래 설계도 했다. 글도 원없이 많이 쓰고 있다.
7. 한 해 동안 가장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던 순간의 기억
우선 고생해서 쓴 뉴스레터에 사람들이 좋았다는 답장과 자기 얘기를 남겨주었던 순간들이 기억난다.
최근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커리어 로드맵: 주니어를 위한 3가지 전문성 트랙 글을 쓰면서 내가 여러 측면에서 많이 성장했음을 느껴 뿌듯했다. 소셜 반응도 제법 많이 얻었다.
MediaCAT을 퍼블릭 릴리즈하고, 위기 극복 후 피처 로드맵을 세우고, 여러 사람으로부터 최근의 프론트 팀 개발속도와 나오는 피처들이 너무 만족스럽다는 얘기를 들었던 그 순간순간을 잊을 수 없다. 내년에는 고객들에게 직접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
8. 스스로 가장 별로라고 생각했던 순간, 위축되었던 순간, 슬럼프
XL8 이직 9개월 회고 에서도 썼지만 10월에 제품 방향성이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가장 힘들었고, 어찌보면 외롭기도 했다.
당장 빠르게 움직이고 싶은데 정작 한 발도 제대로 뗄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대표님은 세일즈를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는 중이었다. 시차가 야속하고, 대화하기가 점점 어렵게 느껴졌고, 점차 오해가 쌓여갔다. 내가, 이 제품이, 이 회사가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무력감이 느껴지면서 동기부여 수준이 확 떨어졌다.
다행히 위기는 잘 극복됐고 현재는 모두에게 훨씬 좋은 상태가 되었다. 이런 위기가 분명 또 올 수 있겠지만 그때도 잘 대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9. 일하는 나 - 무엇을 배우고 발견했는가?
올해 초에 만든 개인 OKR은 크게 3가지 키워드(영향력, 직무, 건강)였고, 이중 영향력과 직무에 대해서 적어보자. OKR은 1분기까지는 열심히 관리했고 2분기까지도 끈을 놓지 않았는데 3분기에 바빠지면서 완전히 놓게 됐다. 계속 얼라인하면서 계획을 수정해나갔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목표달성 수준이 아주 나쁘진 않다. 내년에도 OKR은 세워볼 생각이다.
영향력: 내 주변 중요한 사람들과 내가 속한 조직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영향력을 구축한다
이 목표가 내게 왜 중요한가
- 내 삶의 목표는 ‘내가 있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졌다’는 말을 내 입으로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걸 상상하면 행복해진다.
- 내가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은 나의 말과 글과 제품, 강연과 컨설팅과 책 등이다. 요즘 열심히 하고 있는 블로그에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이게 책을 쓰거나 컨설팅을 하는 재료가 되길 바란다.
- 내가 적은 글이나 블로그가 20년 뒤에 갑자기 유명해지는 게 아니라, 꾸준히 사람들이 들어와 읽고 좋은 영향을 받아가길 바란다.
Key Results
1년 결산: 🟡 (6/10)
- ‘영향력’은 정말 구축하기도 어렵고 내가 잘 구축하고 있는지 셀프 판단하기도 어렵다. 뉴스레터에서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질문을 자주 던졌는데 기대만큼 답장이나 댓글이 돌아오진 않았다. 뉴스레터를 쓰는 것만도 벅찼기에 더 많은 장치를 생각해보진 못했다. 올해 SNS에서 내 글이 ‘공유’된 횟수는 상당히 많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 게 얼마나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 결국 나의 시간을 얼마나 가치있게 여겨주는가, 그리고 내가 도와줬을 때 후속 도움 요청을 하는가 두 가지가 중요한 간접 메트릭이다. 사실 뉴스레터와 같은 매시브한 일방향 정보전달로는 행동 촉구가 어렵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고, 이걸 통해 내 개인 브랜딩을 해서 코칭이나 컨설팅으로 이어지게 하자는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 새 회사에 적응하는 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고, 시간 및 에너지 부족으로 ‘코치로서의 나’를 적극적으로 확립하고 홍보하는 건 내후년쯤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 어쨌든 내가 아웃바운드로 몇 번 찔러본 건 수확이 하나도 없었는데 인바운드로 들어온 건 꽤 있었다. 뉴스레터에 채용과 팀빌딩 관련 내용이 많아서였는지 관련된 상담을 대여섯번 요청받았다. 실제로 돈까지 받고 상담해드린 건 몇 번 안 되지만 비싼 밥 얻어먹으며 대화 나누고 함께 문제를 고민하는 게 즐거웠다. 개인 브랜딩이 구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려 하는데, 후속 도움 요청까지 온 적이 딱히 없다는 건 레드 시그널로 볼 수 있을지도.
직무: XL8에서 빠르게 역량과 신뢰를 쌓으면서 팀과 제품의 성공에 기여한다
이 목표가 내게 왜 중요한가
- 굉장히 도전적인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시작한다.
- 글로벌 서비스 + 글로벌 팀원들 + 영어로 의사소통 + 완전 원격근무 + 근태 관리 없고 퍼포먼스로만 평가
- 팀 빌딩 다시 시작 + 현재까지 쌓아둔 신뢰 없이 외부에서 영입된 리더로 업무 시작
- 내가 쌓아온 경험이 이런 환경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아직 작은 이 조직이 '이상적인'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게 돕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
- 이 어려운 과정을 잘 정리하면 내 역량 레벨도 한층 뛰어오를 것이다.
- 이 과정을 공유해서 좋은 블로그 소재로 삼는다.
Key Results
1년 결산: 🟢 (8/10)
- 프론트엔드 팀 빌딩은 성공적으로 됐다.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두 분과 디자이너 한 분을 꼬셔 총 5명 팀이 완성됐고, 서로 신뢰하며 협력하는 팀이 잘 굴러가고 있다. 팀 바깥에도 긍정적 영향력을 많이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온보딩은 아주 잘 됐다고 본다.
- 회사와 제품에 대한 이해는 PO 역할 하면서 뒤늦게 올렸다. OKR에도 “프로덕 오너”라는 말을 써뒀을지는 몰랐네. PM 또는 PO로서 내가 잘 할 거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처음에는 스스로 기대한 것만 못해서 좀 아쉽다가 점점 더 잘하게 됐다. B2B에서 고객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소중한지 진정 체감했다.
- 아쉽게도, 올해 회사와 제품의 인지도나 유저 수, 성능 등 여러 측면에서 기대한 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뤄내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해서 폭발시키고 싶다.
10. 2022년에 만난/영향받은 사람
새롭게 만나서 가까워진 사람
- XL8의 멋진, 새로운 동료들. 유진, 필, 토드는 KCD에서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셈인데 여전히 참 좋은 사람들이다.
- KCD에서는 한번도 대화를 안해보고, 나 퇴사 후 (요즘 승승장구하는) 트래블월렛 마케팅팀 팀장으로 이직하신 김하경님이 뉴스레터나 SNS에 선플을 많이 달아주셨다. 트래블월렛도 궁금했고 해서 재밌게 식사 자리를 가졌다.
- 예전부터 훌륭한 블로그로 많이 신세 지고 존경하던 이동욱님이 연락을 주셔서 대화 나누고, 인프랩에 강연 비스무리한 걸 다녀왔다. 경험이나 인사이트 측면에서 통하는 게 많아서 대화가 즐거웠다. 알고보니 생년월일이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
- 어린이집에서 만나 여은이의 남자친구가 된 박준수 어린이네 가족. 여은이가 준수를 워낙 좋아하고, 준수 엄마도 아빠도 둘다 너무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라서 가족 전체가 친해졌다. 함께 두 번 가족여행도 다녀왔다. 얼마 전에 풀빌라 키즈펜션에 가서 애들 재우고 함께 월드컵 결승봤는데 완전 꿀잼이었다.
가장 고마운 사람
- 작년과 마찬가지로 지원씨, 그리고 여은이. 두 가족이 내게 주는 행복이 너무 크다. 연애 때와 달리 지원씨와 자주 투닥대고 서로 핀잔 주지만 그래도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11. 2022년에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
AC2의 인연인 강재영님: 즉흥적으로 그로스 컨설팅 요청을 했고, 4주간 굉장히 밀도있게 협업했다. 서로에게 즐겁고 의미있는 컨설팅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10월에 방향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오랜 멘토 김정훈님: 월 1회 이상 상호코칭을 했다. 세어보니 총 20번 했고 오프라인도 3번쯤 뵀으니 진짜 자주 만난 셈이다. 처음 의도와 달리 거의 잡담시간처럼 변했지만 대화하면서 얻는 인사이트가 언제나 많다.
XL8의 CTO이신 Jay: 올해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내가 새 회사에서 적응하고 신뢰를 얻는 데 가장 많은 도움을 주셨다. 언제나 겸손하게 피드백을 받아들이시고, 계속 학습하려 하시고, 굳건한 신뢰를 주셔서 참 좋고 존경스럽다.
12. 가까운 사람 3명과 나누는 ‘나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
헬렌(장정화님): AC2, 임프로바이저, 지원&여은
- 헬렌 → 나
- AC2: 휘동님과 연을 맺게된 계기이기도 하고, 첫 연결고리였다고 생각이 들어서요~^^
- 임프로바이저: 누가 뭐라 해도 휘동님은 훌륭한 임프로바이저 라고 생각해요. 비단 임프로그 뿐 아니라 현실(회사, 육아) 에서도 늘 준비된 임프로바이저이고, 실제로 그런 사례들을 들을 때 감탄해요.(회사에서 미팅 주관하신 일, 여은이와 놀이하신 일 등)
- 지원&여은: 이제는 휘동님 하면 이 두 분을 떼놓고 생각하긴 어려운것 같아요~ 현명한 지원씨와 귀여원 여은이가 휘동님과 함께하며, 알게모르게 휘동님도 많은 변화를 겪으신 것 같아요~ 물론 저는 이 부분들이 너무 보기 좋고,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 나 → 헬렌
- 편안한 공간: 헬렌은 언제 연락해도 따뜻하고 반갑게 맞아주시고, 언제 만나도 주변을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주십니다. 함께 대화하고 만나는 게 항상 기대되는 분이에요.
- 응원: 헬렌과 계홍님에게는 선한 에너지가 느껴져서, 지원씨와 헬렌 얘기를 할 때마다 이런 분들이 꼭 성공하고 대박나야 한다며 응원하게 됩니다. 2023년에 외국에도 또 오래 나가계시고 많은 도전을 하실텐데 몸 건강히 많은 성과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우종범: 성장, 긍정적 영향력, 아빠
- 종범 → 나
- 성장: 꾸준히 성장하려는 노력을 함. 새로운 글을 읽거나 현 상황을 고민하면서 새로운 방법론 등을 고민함
- 긍정적 영향력: 위의 성장을 혼자만 하는게 아니라 이 과정들을 정리해서 공유하고 다른사람들과 논의함. 이 과정에서 주변사람들에게 영감을 줌. 사실 이 부분이 어려운 부분인거 같은데 꾸준히 기록하고 공유하는 걸 지속함.
- 아빠: 육아 선배 ㅎㅎ
- 나 → 종범
- 도전정신: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는다거나, 새로 아빠가 된다거나 같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겨내려고 한다. 만날 때마다 더 인간으로서 성숙해져있는 게 느껴진다.
- 열려있음: 도전정신과 비슷한 결이지만, 새로운 정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피드백에 열려 있어서 겸손하고 성장이 빠른 친구라고 생각한다. 대화 나누거나 정보 공유했을 때 리액션도 잘 해주니 자꾸 뭔가 도와주고 싶어진다.
유진(김영후님): 똘똘이 스머프, 페이커, (사회화 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학습기계
- 유진 → 나
- 똘똘이 스머프는 KCD에 있을때 누가 그렇게 말했었는데 테드의 첫인상? 혹은 초반부 인상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거 같고요.
- 페이커는 제가 올해 한 생각인데 가끔 페이커 인터뷰 같은거 보면 내 주변에 저런 느낌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었는데…하고 생각해보니 테드더라고요 ㅎㅎ 어떤 느낌이냐면 제일 중요한거 어떤 목표를 향해 가는데 주변 가쉽이나 여론에서 떠드는거나 흔들리는 말들에 신경쓰지 않는다식으로 쿨하게 말할때 테드가 생각났어요.
- 사실 위 두개의 이미지는 테드를 아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쉽게 공감할 것 같은데요 ㅎㅎ 올해 많이 느낀건 테드가 사실은 굉장히 사회성이 좋고 조직이나 관계에 있어서 본인의 사회적인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선하는 것 같아요. 개발자의 스킬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본인과 함께 하는 구성원의 성장을 계속 고민한다는 점에서 코치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좀 경력 있는 개발자들이 인맥 쌓는거 말고 진정한 사회성을 개발하는 사람은 테드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적 있습니다 ㅎㅎ
- 나 → 유진
- 현명한 인생선배: 어쩌다보니 유진의 팀 리더가 됐지만, 유진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현명한 조언들에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특히 결정적인 타이밍에 주시는 피드백이 많아서 더욱 도움이 됩니다. 개발뿐 아니라 조직생활이나 인간관계, 육아, 삶 전반에서도 생각이 깊으셔서 배울 게 많은 인생 선배입니다.
- 건강을 위한 꾸준함: 아파트 헬스장 홍수라는 악재 속에서도, 이 추운 겨울에도 온갖 장비를 두르며 너무나 꾸준히 야외 달리기를 하고 계셔서 아주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따라하고 싶은데 부상이 템포를 끊으면 다시 하기가 참 힘들군요. 신체건강뿐 아니라 꾸준한 독서로 정신건강도 잘 챙기고 계시던데, 제게도 책에서 읽은 좋은 글귀 더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13. 어디에 가장 많은 시간을 썼는가
주 3-4회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면서 + 미국에 있는 분들과 미팅을 많이 하다 보니 평일 업무 시작 시간이 대개 8시 반으로 빨라졌다. 그러다보니 일하는 시간 자체도 좀 늘었고, 역시 새 직장에서 버닝하다 보니 올해는 회사 일에 시간을 참 많이 썼다.
일상에서는, 내 취미가 글쓰기, 보드게임, 즉흥연기 3가지인데 균형이 글쓰기로 크게 쏠렸다. 글쓰기는 주구장창 했지만 보드게임 모임은 기껏해야 대여섯번쯤 했을라나? 즉흥연기도 하반기에 몇 번밖에 못 나갔다. 내년에는 나머지 둘 다 더 많이 하고 싶다.
14. 2022년을 대표할 수 있는 3가지 키워드
뉴스레터: 실제로 빡세게 쓴 건 2월부터 5월까지뿐이었지만 내 삶에 많은 변화를 주었고, 스트레스도 지대하게 받았다.
영향력: 뉴스레터를 비롯해 많은 글 공유를 통해 의도한 대로 개인 브랜딩이 약간 구축되었다. 회사에서도 더 많은 책임과 권한으로 여러 사람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느낀다.
인공지능: Github Copilot과 OpenAI의 ChatGPT를 보며 세상의 판도가 아예 바뀌고 느꼈다. 이 흐름을 타고 인공지능 도메인으로 이직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15. 2022년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것
- 우선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운동 더 많이 할 걸”이다. 내년에는 부상 안 당하고 더 꾸준히 운동하고 싶다.
- MediaCAT 개발 리드하면서 정작 인공지능 + 미디어 번역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늦게 올라왔다. 이직 초반에 제품보다는 팀과 프로세스에 더 많이 신경썼는데 이건 맞는 선택이었다고 보지만, 도메인 분석과 고객 인터뷰는 더 적극적으로 더 일찍 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유지하고 싶은 것
- 나머지 모두.